내년도 건보수가가 물가인상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2.65% 인상됨에 따라 병·의원의 경영난은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들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데다 의원급 의료기관이 올해 5%대의 기본 적자를 기록데 이어 수가마저 소폭 인상에 그침으로써 극심한 경영난을 예고했다.
지난 9월 인제대학교병원전략경영연구소가 추계한 올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기본 적자율은 5.76%, 2004년 물가인상에 따른 적자율은 3.26%로 각각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를 근거로 9.02%의 수가인상요인이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번 건정심에서 수가가 2.65% 인상으로 확정됨으로써 의원급은 물가인상에 따른 적자율만 겨우 보전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현재 진료과별 기본적자율은 외과계 8.69%, 기타과 5.20%, 내과계 0.96%. 이 같은 기본 적자율은 내년이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제대학교 양동현 교수는 “연구 결과대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가 9%이상 인상되어야만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상황인데 그렇지 못해 폐업 의원이 속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9%가 안 되면 최소한 올해 기본적자율을 일정부분 메꿀수 있는 수준에서 수가 조정이 이루어졌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병원계 역시 진료비용 상승, 7~10%에 이르는 높은 임금인상률에다 주5일 근무제까지 겹쳐 경영난으로 중병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균 부채비율이 150%~200%에 이르고 있어 줄도산 행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병원협회에 따르면 올해 도산 병원은 11월 현재 전국적으로 49곳이며 이 가운데 200병상 이상 규모의 병원도 9곳이 포함됐다.
또 주5일제와 관련해서도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우현 교수의 보고서는 5.1%에서 최고 9.3%의 수가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상태이다.
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다른 공공요금 인상 때는 직접비용에다 간접비용, 기회비용까지 산출하면서 의료부문만은 유일하게 원가를 갖고 가격을 정하려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