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이 외부 촉탁의에게 판독 업무를 대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방사선 영상진단에 대한 종별가산율과 선택진료비를 인정하는 게 정당한가?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최근 방사선 영상 판독 외주에 관한 세브란스병원의 해명과 관련, 논평을 통해 이같이 문제제기했다.
건강세상은 “세브란스병원은 방사선검사 영상판독을 방사선과의원에 위탁한 사실을 환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면서 “병원의 의료서비스 수준을 기대하고 온 환자 입장에서 보면 실망감과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며, 이런 점에서 세브란스병원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수긍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최근 세브란스병원이 영상 판독 일부를 위탁하는 부도덕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이같은 위탁 판독에 문제가 있으면 병원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또 건강세상은 세브란스병원이 방사선과의원에 판독을 의뢰한 후 주치의가 최종확인(재판독)을 한다는 점에서 선택진료비를 받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촉탁의가 단순 일반촬영에 대한 1차 스크리닝만 하고, 주치의가 최종확인(재판독)을 한 것이라면 왜 세브란스병원은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서까지 방사선과의원에 검사 결과의 판독을 의뢰했고, 과연 그럴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건강세상은 방사선진단검사 판독을 외부 의원에 위탁한 세브란스병원이 선택진료비를 받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해석에 대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고 못 박았다.
건강세상은 “방사선진단검사 판독이 환자가 선택하지 않는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에 대해 선택진료비를 지불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는 선택진료를 담당하는 의사 등이 직접 진료한 진료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이런 점에서 의료법 제39조 2항의 수정 보완 필요성도 언급하고 나섰다.
현 의료법 제39조(시설 등의 공동이용) 2항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장은 환자를 진료하는데 필요하면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의료인에게 진료하도록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건강세상은 “만일 한 대학병원이 수많은 진료과를 설치하고, 직접 의료인을 고용하는 대신 외부의 촉탁의에게 진료하도록 하는 경우에도 현행대로 건강보험 수가에 30%의 종별가산과 선택진료비까지 인정해주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강세상은 임상병리검사 외부 위탁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문제를 느끼고 있다며 건강보험 수가 규정도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강세상은 “보건복지부와 세브란스병원 측에 책임 있고 합리적인 답변과 대책수립을 촉구한다”면서 “현행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단정 짓고 넘어가려는 태도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