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8일째를 맞고 있는 연세의료원 노조가 단체로 등산을 가거나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의 재택투쟁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연세의료원 노조 집행부가 25일부터 사무실과 파업상황실 등을 폐쇄하고 이틀째 행방이 묘연하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이날부터 로비농성을 접고 재택투쟁에 들어간 상태다.
이를 위해 노조원들은 병원에 집결하지 않는 대신 각 조별 단위로 영화를 보거나 등산을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26일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재택투쟁의 일환으로 영화 관람이나 등산 등의 조별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노조가 17일간 장기파업에 들어가면서 환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에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다른 의료원 관계자는 “로비농성에 대한 환자들의 원성이 높은데다 노조 대오를 다잡기 위해 재택투쟁을 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교섭을 하려고 해도 연락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업은 길어지고 있는데 답이 없고, 노조원들은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등산이나 영화를 보러 다니고 있다”면서 “파업을 하더라도 해선 안되는 일이 있는데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이런 형태의 재택투쟁을 무조건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항변하고 있다.
모 노조원은 “오늘 조원들과 북한산행을 다녀와서 같이 식사를 했다”면서 “노조원들이 2주간 열심히 파업했는데 사측은 아무런 반응이 없어 새로운 투쟁방법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재택투쟁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간호등급 상향조정 등의 의료공공성 확대 필요성에 대해 토의하고, 파업의 정당성을 다시한번 되짚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재택투쟁을 영화나 보고 놀고먹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는 조별 토론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세의료원은 26일 노조에 노사간담회를 제의했지만 거절하자 재차 27일 만나자는 공문을 발송해 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파업 15일째인 24일 현재 총수입 감소액이 156억원에 달하며, 순손실은 1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