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와 중소병원협의회는 복지위 전체회의 상정된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국회 보건복지위원 20명에게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병원계는 의견서에서 "법안의 명칭을 의료사고법으로 정한 것은 국민이 피해자고 의료기관은 가해자를 전제하는 것인데, 이는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법언과 배치될 뿐 아니라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며 "법률안 명칭을 '의료사고'에서 가치중립적인 '의료분쟁'으로 개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계는 또 "개정안의 임증책임 의료인 전환에 반대한다"며 "(입증책임 전환은) 방어진료 조장 및 의료비 상승과 함께 민사소송 남용과 의료분쟁조정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정전치주의와 관련, "조정절차를 임의 절차화 할 경우 소송이 남발되어 본래 입법취지를 살리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필요적 조정전치주의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처벌 특례와 관련해서도 병원계는 "중과실로 인한 의료사고가 아닌 한 의료인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의료풍토 조성을 위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대해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반의사불벌, 종합병원에 가입한 경우 공소권 제한'으로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계는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의 경우 불가항력적 또는 원인규명이 어려운 의료사고로 인한 국민의 피해는 사회보장적 측면에서 국가차원의 구제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보상한도를 5천만원으로 정하고 기금마련은 국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병원계는 이와 함께△책임보험 및 종합보험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명의 가입에서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및 보건의료인 각각 가입'으로 고치고 △진료방해 금규지정을 신설하고 △의료사고에 제3자 개입 금지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병원협회는 11일 오전 긴급회장단회의를 소집, 최근 국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의 국회통과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철수 병협회장을 비롯해 성상철(서울대학병원장), 김부성(순천향대의료원장), 허춘웅(서울시병원회장) 부회장과 정인화 대한중소병원협의회장, 박창일 사립대학병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