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로구 내 의료기관 2곳이 방화범에 의해 불에 타는 등 피해가 발생하자 구로구의사회가 즉각 대책마련에 팔을 걷어 부쳤다.
구로구의사회는 13일 저녁7시 긴급 상임이사회를 소집하고 '방화피해회원대책위원회'를 구성, 대책을 논의했다.
대책위원회는 먼저 피해 회원의 피해액을 파악한 이후 회람을 통해 전 회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1주일 후 성금을 모금키로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서울시의사회, 의사협회 등 상급기관에도 도움을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의사회는 화재가 발생한 A정형외과의원과 B의원에 대해 위로방문을 실시하고 피해복구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
구로구의사회 안중근 회장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피해추정액 1억원...당분간 진료 못해
문제는 피해 의료기관 내부가 화재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돼 당분간 진료가 불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방화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을 방문한 결과 피해액이 각각 1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경찰이 조사한 2~3천만원에 그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일단 두 의원 모두 최근 인테리어를 새로 한 상태인데다가 A정형외과(70평)은 2층 물리치료실을 제외한 진료실이 불타면서 기자재 일부가 불에탔고, B의원(25평)은 최근 구매한 의료기기와 실내가 완전히 타 버린 상태여서 그 피해는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A정형외과는 화재발생 즉시 인근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시켜 그나마 인명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화재범위가 컸던 B의원은 23년간 동거동락한 사무장과 일반인이 숨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게다가 A정형외과의 경우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B의원은 가입돼 있지 않아 그 피해는 더욱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회 "의료급여정책 변화가 화 부른것 아니냐"
한편, 구로구의사회 상임이사진들은 이번 방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급여 정책의 변화를 꼽고 있다.
지난 7월 도입된 의료급여환자 진료시스템에 불만을 느껴 방화를 저지르게 됐다는 게 상임이사진들의 생각이다.
의사회 한 관계자는 "방화자가 급여1종이라는 점과 방화의 대상이 정형외과였다는 점 등에서 급여정책 변화에 따라 불만이 극대화됐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