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전문의약품인 피임약 출시를 앞두고 불황탈출의 새로운 기회로 여기는 산부인과의 기대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관련 학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시판될 전문의약품 경구용 피임약인 ‘야스민’(사진)은 여성들의 호르몬제 사용에 따른 부정적 인식 차단과 더불어 산부인과 의사들의 역할을 확대시킬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국내 피임약 시장의 6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바이엘쉐링은 야스민 시판을 단순한 매출액 증가가 아닌 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시대에 따른 이미지 홍보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바이엘쉐링 관계자는 “포스티노와 같은 사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등재되어 있으나 먹는 피임약(OC)이 의사의 처방을 필요하게 된 것은 야스민이 처음”이라며 “새로운 피임약 출시를 단순한 매출액 증가보다 여성 피임의 중요성과 효과를 알리는 전문의약품이 지닌 특성을 십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제약사는 다가오는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추계 학술대회 등을 겨냥한 의사 마케팅에 해당 의약품 매출액의 50% 이상을 투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학술과 교육홍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약국가를 겨냥한 전문의약품 피임약의 복약지도 캠페인 브로TU를 작성하여 의사 처방에 따른 약사들의 원활한 피임약 보급과 설명이 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들도 전문의약품으로 새롭게 등장할 피임약 출시를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석현 교수는 “먹는 피임약이 지닌 부정적 이미지를 의사의 처방을 통해 여성의 건강과 피임을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피임약에 대한 선입견을 학계와 제약사의 홍보와 교육으로 전문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임연구회 이임순 회장(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그동안 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국한돼 의사 관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예외지역으로 규정되어 온게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전문의약품 출시를 앞두고 원하는 않은 임신 예방이라는 단순한 목적 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맞는 피임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전문가의 식견이 포함될 것”이라며 의사의 처방에 따른 피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임순 회장은 “외국 학회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사용에 따른 연구결과가 쏟아져 국내에도 빨리 들어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며 “처방을 요하는 피임약은 임신예방 효과로만 그친 피임약에 대한 인식전환을 통해 산부인과 의사의 역할을 새롭게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반약약품인 국내 피임약 시장은 2005년 140억원에서 올해 180억원으로 점차 커져가고 있어 올바른 임신 예방을 위한 의사들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