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로 불리며 1조원 시장으로 알려진 고혈압 질환군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다국적 제약사의 무한도전이 시작됐다.
1일 한국노바티스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레닌억제제(RAS)로 불리는 항고혈압제 ‘라실레즈’(성분명:알리스키렌)가 지난주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내년에 시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고혈압 시장은 질환군인 고령층의 지속적인 증가세와 노인환자의 합병증 등으로 환자군 890만명 시대를 넘어서고 있어 의약품 매출액도 지난해 95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처방패턴의 변화로 고혈압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매김한 CCB계(칼슘채널블로커)와 ARB계(안지오텐신 수용체 억제제)의 점유율이 대등한 위치에 놓이면서 ‘노바스크’(CCB계, 화이자제약) 40%, ‘디오반’(ARB계, 노바티스) 20~22% 등이 업계에서 1·2위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혈압의 원인인 레닌을 억제하는 새로운 RAS계 ‘라실레즈’가 첫 개발돼 국내에서 승인된 것은 고혈압 치료제의 새로운 판도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바티스 ‘라실레즈’ 담당자는 “기존 약제들이 혈관을 넓혀주고 축적되는 물질분비를 방지했다면 라실레즈는 고혈압 원인인 레닌 효소를 조기 억제한다”며 “약효와 안전성 모든 면에서 출시된 약제의 동등 이상의 작용을 할 뿐 아니라 기존 약제와의 병합요법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임상연구를 총괄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병희 교수도 “레닌억제제는 고혈압의 주원인인 레닌 생성단계부터 혈압을 상승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고혈압 치료에 업그레이드된 치료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라실레즈’ 등장에 따른 고혈압 시장의 변화를 내비쳤다.
노바티스측은 이러한 여세를 몰아 CCB계 1위 제품인 ‘디오반’(성분명:발사르탄)의 영업력을 기반으로 1일부터 시판된 복합제형 항고혈압제인 ‘엑스포지’(성분:베실산 암로디핀+발사르탄)와 이번에 승인된 ‘라실레즈’의 단독 또는 병합요법을 적극 홍보해 한국 고혈압 시장의 대표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김은영 마케팅본부장은 “순환기내과를 중심으로 가정의학과와 신경과를 중심으로 의료계에 새로운 약물인 ‘라실레즈’의 특징과 장점을 부각시켜 나가겠다”며 “의사들도 지적하는 혈압조절의 중요성과 24시간 지속효과 등을 무기로 내년부터 대학병원과 개원가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바티스는 '라실레즈' 약효의 차별화를 위해 내년부터 신부전 및 심근경색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연구를 추가로 실시해 비슷한 성분의 아류약 등장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