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공의 연속당직 문제가 불거지자 대다수 수련병원들은 이 문제가 병원만의 잘못으로 매도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각 수련병원 담당자들은 전공의 처우문제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는 전제는 인정하면서도 원가조차 제대로 보존되지 않는 수가체계가 지속되는 한 개선의 폭은 적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5일 A대병원 수련담당자는 "우리병원만 해도 전공의 숫자가 많아 타 병원에 비해서는 연속당직과 같은 과부하가 적은 실정"이라며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연속당직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마이너스 수가체제속에서 생존을 위해 병원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인건비 절약밖에는 답이 없다"며 "아마 대다수 전공의들도 이같은 현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대다수 수련병원들도 이 병원 담당자와 같은 맥락의 답변을 내놓았다. 원가조차 보존하기 힘든 의료현실이 결국 비정상적인 당직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다.
B대병원 교육수련부장은 "개인적으로는 분명 전공의 연속당직은 부당한 처사이며 즉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병원의 구성원으로서 생각한다면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병원이 충분한 재정을 확보해 풍부한 인력을 구축하게 된다면 연속당직과 같은 일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지 않겠냐"며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수련담당자로서도 답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전협 등 전공의들의 생각은 이와 다소 다르다. 전공의를 저렴한 노동력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현재 전공의들은 당직과 휴가, 급여와 수당 등 모든 면에서 근로기준법에도 못미치는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해 병협 등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일체의 개선책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병원에 있는 인력만 충분히 활용해도 일주일에 3-4일씩 연속당직을 서는 비정상적인 행태는 바로잡을 수 있다"며 "전공의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보는 과거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수련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전공의들의 의견과 고충은 충분히 알고 있으며 선배된 입장에서 그 폐해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수련담당자들간에도 이같은 문제에 대해 깊히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전공의 처우에 대한 문제에 대해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협의하고 있다"며 "전공의들과 수련담당자들, 병원과 정부가 이같은 부분에 대해 합의하고 고민해간다면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