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프리-메드스쿨'을 도입한 이화여대에 이어 숭실대도 제도 도입을 확정지으면서 프리-메드스쿨이 의학교육의 새바람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중인 이화여대와는 달리 숭실대는 의학교육기관이 없다는 점에서 자칫 대학이 학원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숭실대학교는 최근 2008학년도 정시모집부터 40명을 정원으로 하는 '프리-메드'학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9일 숭실대측에 따르면 이번에 신설되는 프리-메드학부는 자유전공학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학교측의 지원을 받아 의전원 입시에 필요한 각종 과목들을 교육받게 된다.
숭실대 관계자는 "수학 등 입시과목부터 향후 공부하게될 의학분야에 대한 이론과 실험에 대한 교육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각 대학들이 '프리-메드스쿨' 도입을 도입하고 나선것은 최근 불고 있는 의학대학원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의학대학원 입시를 노린 학생들이 각 대학의 이공계에 입학하는 사례가 늘자 아예 전공우수자보다는 의전원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이를 활용해 모 대학의 의학대학원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인 것.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최근 이화여대가 국내 최초로 모집한 '프리-메드스쿨'예비과정에는 입학성적 우수자들이 대거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화여대의 '프리-메드'과정과 숭실대학의 과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 교육 커리큘럼 자체가 기초의학과 의사윤리 등으로 짜여져 과거 의대교육과정의 '예과'를 연상시키는 반면 숭실대의 경우 생물학과 수학 등 MEET 등에 필요한 과목들로 구성돼 언뜻 입시학원을 연상시킨다.
또한 이화여대의 경우 동 대학의 의전원 교수들이 직접 강의에 참여해 예비 의전원생들의 교육을 돕는 반면 숭실대의 경우 모교에 이를 뒷받침할 의학대학원이 없다는 것도 지적사항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프리-메드'과정이 각 대학의 의학대학원 입시학원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숭실대측은 이와 다른 생각이다. 각 대학마다 사법고시반도 있고 외무고시반도 있고 CPA고시반도 있는데 의학전문대학원 준비반을 신설한 것이 비판받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숭실대 관계자는 "현재 준비중인 프리-메드가 이화여대의 제도와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메디컬스쿨 입문을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점에서 프리-메드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숭실대의 프리-메드 과정은 학위를 수여받는 '전공'과는 개념이 다르다"며 "각종 고시반이나 CPA준비반처럼 의학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학교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제도"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의전원 입시과목을 교육하는 프리-메드스쿨은 원칙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취지는 물론 대학의 교육목적과도 차이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관계법령을 검토해 향후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