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 파업이 6일째를 맞고 있지만 노사가 구조조정 금지 명문화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노조가 파업하는 상태에서 16일 의료기관평가를 받아야 하는 악재까지 겹쳐 1기 의료기관평가 1위 방어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으며, 그만큼 노사간 앙금도 깊어질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휴일인 14일에도 실무협상을 재개했지만 핵심 현안인 구조조정 금지 명문화를 놓고 양측 모두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이날 노조는 연봉제, 팀제, 임금피크제 등을 도입하지 않고, 병원장 임기내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서면합의하라고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병원측은 앞으로 구조조정할 계획이 없지만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은 노사협상 대상이 아니며 구조조정 명문화 요구는 더더욱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15일 병원 개원 기념일을 맞아 휴일이지만 협상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지만 양측 모두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도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대병원은 당장 16, 17일 양일간 복지부 의료기관평가를 위한 현지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노사 협상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조짐이다.
서울대병원은 노조가 10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일부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의료기관평가 일정을 연기하지 않고 예정대로 받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비 수납이 지연되는 등 환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어 의료기관평가 결과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15일 노사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서울대병원 개원기념 휴일이어서 파업을 수습할 겨를도 없이 다음날 바로 의료기관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무엇보다 노조가 의료기관평가가 편법으로 얼룩지고 있다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어 병원을 자극하고 있다.
노조는 14일 “우리는 병원의 의료기관평가 편법사례를 조목조목 정리해 환자․보호자와 전국민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조는 15일 ‘환자 증언대’를 통해 환자의 입장에서 본 의료기관 편법사례를 구체적으로 고발하고, 16일에도 편법사례를 폭로하는 한편 의료기관평가 공동감시단 활동을 펴겠다고 선언했다.
서울대병원노조는 지난 10일 보라매병원이 의료기관평가를 받을 당시에도 이같은 활동을 편 바 있다.
그러자 병원측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의료기관평가를 무기삼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면서 “그간 전직원들이 의료기관평가를 받기 위해 고생하면서 준비해 왔는데 도와주진 못할망정 이렇게 이럴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따라서 서울대병원 노조가 파업 수위를 한층 높여 의료기관평가 감시활동까지 착수할 경우 노사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