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이 수가협상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의협에 2%대 수가인상률 마지노선을, 병협에는 2%선을 중심으로 한 수가조정범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은 16일 오후 7시, 9시에 각각 의협, 병협과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결정을 위한 수가협상을 벌였으나 의결조율에 실패,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일단 의협의 경우 16일 공단측으로부터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마지노선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단이 내놓은 상한선은 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3%선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이에 대해 의협측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라면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협 전철수 보험부회장은 협상 직후 "입장차가 조금씩 좁혀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거리가 있다"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 부회장은 공단이 전체적인 인상폭을 통제해놓은 상태에서 공급자들에게 협상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음에도 공단이 한정된 재원을 이유로 여전히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치를 내놓고 있다는 얘기다.
전 부회장은 "가격을 통제한 상태서 공급자에게는 어떠한 선택권도 주지 않은 채 모두 건보제도하에 있으라고 한다. 공급자에게도 어느정도 자유로운 기전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제도자체가 비민주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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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날 밤 공단을 만나 4번째 협상을 진행했던 병협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채 10분만에 협상장을 떠났다.
이날 병협은 지난 회의때 제시한 8.4%보다 다소 인하된 안을 제시하며 의견조율에 나섰으나, 공단이 내놓은 수치와의 편차가 너무 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공단은 2%를 중심으로 상하위 1%선에서 조정이 가능하다는 범위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석하자면 공단이 제안할 수 있는 병협의 수가인상률 마지노선이 1~3% 범주내에 있다는 얘기.
공단은 그간 통상적으로 의약단체들과의 3차 협상에서 단일수치가 아닌 이 같은 수가조정률 범위를 제시함으로써 협상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추후 협상에서 범위를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단체안의 조정을 이끌어내왔다.
병협 관계자는 "당초보다 수치를 낮춰 의견접근을 모색하려 했으나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면서 "일단 내일까지 협상을 진행해보고 난 뒤, 추후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이날 협상결과를 전했다.
한편 수가자율계약 마감시한을 단 하루 앞둔 상황이지만 양 단체 모두 좀처럼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향후 협상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병협은 최악의 경우 건정심행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의과를 대표하는 두 단체가 나란히 건정심행에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단과 의·병협은 17일 협상을 재개, 수가자율계약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