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항생제 사용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환자에 대한 편견이 항생제 오남용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소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교실 조홍준 교수팀이 의·약사 567명과 부모 5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40.3%의 의사들은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으면 보호자가 병원을 옮길 것’으로 생각한 반면 실제 환자들은 15명에 불과한 3.3%만이 항생제 처방을 하지 않아 병원을 옮겼다고 대답했다.
또한 의사의 66.2%가 항생제 처방을 25% 줄이고도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대답해 ‘환자가 떠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항생제 처방을 부추기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어 의사의 89.4%는 항생제 사용이 내성발생에 영향이 있으며 79.3%가 국내 항생제 처방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의사들은 항생제 사용이 소아감기에 꽤 효과적이라는 의학적 오해를 하고 있었다.
89%의 의사는 ‘대부분의 소아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야기된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각각 58.9%, 72%가 ‘항생제 사용이 소아감기에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항생제 사용이 소아감기 합병증 발생을 줄인다’ 고 응답했다.
연구를 진행한 조홍준 교수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와 세균에 효과를 나타내는 항생제 투약은 별개”라며 “항생제 투약으로 감기의 합병증 예방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병원 수입증가차원에서 항생제를 처방한다는 의사는 6.6%에 불과한 반면 국민들의 23.8%는 의사의 경제적 이유로 처방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의사와 국민사이의 신뢰회복도 중요한 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유명 저널 ‘Social Science & Medicine‘ 내년 2월호에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