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넘어 장기화되고 있는 영남대병원 파업사태가 다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영남대병원 노조는 다시 농성을 시작하며 요구사항을 관철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병원측은 원칙을 지키겠다며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 영남대병원지부는 12일을 기해 병원 로비농성에 돌입하는 등 또다시 본격적인 파업투쟁을 시작했다.
노조 관계자는 13일 "병원측이 노조무력화를 시도하고 불성실한 교섭으로 일관하고 있어 파업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영남대병원은 오는 22일부터 2일간 의료기관평가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이번 파업은 큰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조측에서는 병원장이 노사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복지부에 의료기관평가 연기를 요청한다는 방침을 수립해 놓았다.
또한 만약 의료기관평가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산별노조 조합원들을 동원해 영남대병원 안팎에서 집중투쟁을 전개한다는 계획이어서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문제의 해결없이 의료기관평가를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며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총력투쟁으로 의료기관평가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측의 의견도 강경하다. 원칙에서 벗어난 불법파업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병원의 입장은 변함없다"며 "노조가 비현실적인 요구를 지속하며 계속해서 불법파업을 지속한다면 그에 응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노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파업이 지속되자 결국 파업사태는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당초 파업초기 노조가 주장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협상 등 핵심현안은 뒤로 빠진채 노조탄압의 부당성을 둘러싼 논란만이 가열되고 있는 것.
현재 노조측은 올해 취임한 심민철 현 의료원장이 대화하려는 노력보다는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노조원들의 집단탈퇴를 종용하며 노조 무력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심민철 의료원장의 뜻도 강경하다. 취임 직후 불법파업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심 의료원장은 노조측의 파업에 해고조치와 손해배상청구, 조합비 가압류 등으로 맞서며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파업이 감정싸움으로 치닫으면서 1년을 넘게 지속되온 영남대병원 파업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