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오던 노인요양병원이 내년부터 일당정액수가와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될 경우 레드오션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참요양병원 김선태 원장은 17일 대한노인병학회(이사장 윤종률) 추계학술대회에서 ‘노인요양병원 운영의 실제와 향후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김 원장은 현재 노인요양병원은 병원의 난립과 가격 경쟁력을 위한 출혈 경쟁, 인력 구인난(간호사, 의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인건비 및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여기에다 내년 일당정액수가제가 시행되면 진료수입 감소까지 겹쳐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요양병원은 지난 2000년 19개에 불과했지만 2004년 113개, 2005년 203개, 2006년 361개로 급증했으며, 올해 9월에는 533개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일당정액수가제가 적용되면 현재와 비교할 때 약 20%의 진료비 손실이 발생한다.
환자분류군 별로 보면 △의료최고도 count 3~6이 -14.2% △count 1~2이 -30.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기능저하군에서는 △ADL 13~20이 -31.4% △ADL 6~12가 -38.5% △ADL4~5가 -41.6%로 조사됐다.
평균 수가는 현 4만4821원에서 3만5801원으로 수직하락하게 된다는 게 김 원장의 우려다.
김 원장은 “요양병원형 건강보험수가가 시행되면 서비스의 질 하락과 함께 병원의 인력 구인난, 진료수입의 감소, 경영의 악화가 초래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신체기능저하군은 환자 분류의 문제로 인해 심평원과의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내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되면 노인요양병원은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인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과의 수가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현재 기능이 혼재돼 있어 요양병원 환자들이 대거 요양시설로 이동하고, 이로 인해 상당수 노인요양병원들이 수지 악화를 견지지 못해 요양시설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노인요양병원이 2000~2005년까지 블루오션이었지만 지금부터 레드오션이 시작돼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김선태 원장은 이런 레드오션을 넘어 향후 퍼플오션(purple ocean)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노인요양병원이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전문화와 특성화로 방향 전환, 지역사회와 연계 활성화, 급성기 병원과의 연계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