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을 필두로 주요 병원들이 앞다퉈 JCI 인증을 추진하면서 JCI가 병원간 경쟁력의 상징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중인 의료기관평가가 현재와 같이 운영된다면 그 영향력을 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대의료원은 최근 현재 JCI 인증을 추진중인 안암병원에 이어 구로병원도 JCI 인증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일 오동주 고려대 의무부총장은 "안암병원의 인증이 완료되면 그 경험을 살려 구로병원의 인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미 인증을 받은 바 있는 세브란스병원을 비롯, 고대의료원,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병원들이 JCI 인증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JCI 인증이 해외환자 유치 등 국제화를 꾀하는데 강력한 경쟁무기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JCI인증을 취득한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해외 의료보험사와 환자유치 협약을 맺은 바 있으며 현재도 세계 각국의 대형 의료보험사와 에이전트에 JCI 인증 사실을 알리는 등 국제적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세브란스병원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최근 진흥원이 개최한 JCI 인증 세미나에는 전국 40여개 병원 400여명의 관계자가 몰려 대강당을 가득 메우며 JCI에 대한 병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가톨릭의료원의 한 교수는 "JCI인증을 받으면 해외 환자를 유치하고 나아가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데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며 "대학병원들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의료기관평가가 유명무실해 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다수 병원들이 JCI 인증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평가가 빛을 발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다.
A대학병원 의료기관평가 TFT 단장은 "JCI와 의료기관평가는 평가의 질적인 면과 그 파급력에서 이미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대로 JCI가 대세로 굳어지면 의료기관평가가 갖는 영향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재 반짝 평가로 지적받고 있는 의료기관평가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관계자는 "의료기관평가가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의료기관평가를 국제적인 평가도구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수반되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둘러보기식으로 운영중인 평가 항목과 평가 일수, 평가단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선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