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이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현장에 속속 의료지원단을 파견,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 진료에 합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의료기관들은 진료실적과 언론을 의식, 큰 사고지역만 고집하고 있어 인력 배치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11일 의료원 재난구호단(단장 배상훈 의료원장)을 긴급 발족해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지역 현장에 의료봉사단과 방재지원인력을 급파해 활동에 들어갔다.
한림대의료원 재난 구호단은 환경 재난의 특성을 고려해 산업의학과 교수를 포함한 의사 3명, 간호사 4명, 방사선사 1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팀과 교직원 30명으로 구성된 현장방재지원팀을 꾸려 사고 현장에 투입한 상태다.
가천의대 길병원도 기름유출사고로 고통을 겪고 있는 충남 태안지역에 호흡기내과 노형근 교수를 단장으로 한 긴급의료지원단을 보내 진료를 하고 있다.
건양대병원 역시 의료지원단을 파견, 환자 진료에 착수했다.
태안군청에 따르면 13일 현재 모두 14개 기관에서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대의료원은 14일경 의료봉사단을 태안 현지로 내려보내며, 삼성의료원도 15일 기름유출 현장으로 출발한다.
단국대병원도 의료지원단에 들어가 조만간 진료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처럼 의료봉사단을 파견하려는 의료기관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의료기관들은 큰 사고현장을 고집하고 있어 태안군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태안군청 관계자는 “기름 유출이 심각한 지역에는 대부분 의료지원단이 꾸려져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지만 섬과 소규모 피해지역에는 의료인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지원단을 파견하겠다는 의료기관은 많은데 대부분 진료실적을 높일 수 있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지역을 희망할 뿐 소규모 피해지역을 꺼려 인력 배치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앞으로 섬지역 등 의료봉사단이 투입되지 않는 지역으로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