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의학회 이일섭 회장(사진, 한국GSK 부사장·소아과 전문의)은 2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제약사 소속 의사의 사명을 이같이 밝히고 더욱 부각되고 있는 의사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날 이일섭 회장은 “개인적으로 지난 1990년 대학병원에서 제약사로 근무지를 옮겼을 때 주위에서 우려와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10년 전 만해도 제약의사의 수가 소수에 불과했으나 몇 년 전부터 임상의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외자사를 중심으로 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일섭 회장은 “제약계에서 의사의 중요성은 임상수준과 밀접한 부분으로 한국이 동남아 지역의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임상교수들이 진료를 통한 전공분야에 치중하고 있다면 제약의사는 신약개발과 임상시험, 마케팅, 허가업무 등 다방면에서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며 경영마인드로 변모하고 있는 제약의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제약사에서는 내과와 가정의학과, 소아과 등에서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전임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환자진료에 부담이 있는 의사 후배들이 배운 지식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제약계로의 진출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제약계에 입사하면 직위를 막론하고 영업사원을 동료로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경영마인드가 전제돼야 한다”고 언급하고 “과거 의사로서의 권위주의를 버리고 작은 사회인 제약조직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변화가 요구된다”며 제약계를 원하는 후배의사의 인식전환을 주문했다.
지난해 공정위의 리베이트 발표와 관련, 그는 “공정위의 발표를 접하고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닭이 먼저나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지만 금전적인 부분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신과의 신뢰가 필요하다”며 갑과 을 관계를 탈피한 의사와 제약사간 투명성을 역설했다.
특히 “제약의사의 대우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봉직의 수준으로 명예와 금전적인 이유라면 대학병원과 개원의를 선택하는게 낫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전공분야에만 국한된 환자 치료가 아닌 신약개발을 리드하고 임상을 주도하면서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큰 메리트가 있다”며 제약의사로서의 자부심을 힘주어 말했다.
제약의학회 활동과 대해 이 회장은 “제약사 소속 의사들의 학술모임이나 아무런 후원 없이 회비로만 매년 2회씩 학술대회를 열고 학회지도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며 “2006년부터 의협 회비 납부와 더불어 내년 의학회 회원가입을 목표로 임원진 이하 모든 회원이 의사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이일섭 회장은 “제약의사 상당수가 MBA 과정도 이수해 학술적 분야와 더불어 경영적 성과를 도출해 향후 경영인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면서 “제약의사의 중요성이 국내사까지 넓혀지고 있어 많은 의사들이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제약계의 문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급부상하고 있는 제약의사직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일섭 회장은 연세의대(83년졸)를 나와 소아과 전문의와 임상약리학 과정을 거쳐 1990년 한독약품에 의학담당 이사로 제약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2005년 한국 GSK 부사장에 영입돼 현재 제약의사들의 맏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