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불만제로' 방송 이후 폭증세로 돌아선 진료비 민원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창엽)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MBC '불만제로-진료비 부당청구편' 방송 이후 20여일 사이에 무려 5000여건의 진료비 민원이 접수됐다.
이는 평상시 6~7개월분에 해당되는 분량. 지난 2006년 한해동안 심평원에 접수된 진료비 민원이 총 8014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양을 짐작할 만 하다.
특히 방송이 있었던 13일에는 밤새 1000여건의 민원이 몰려들었으며, 이 같은 현상은 방송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방송이후 민원이 급증세로 돌아선 이후, 지금까지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접수된 물량을 심사확인하는데만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묻지마 민원' 상당수…"부당하게 받아간 진료비 돌려달라"
진료비 확인민원은 방송이후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 또 무조건 진료비를 돌려달라는 이른바 '묻지마 민원'도 속출하면서, 심사확인과정에서 미해당건으로 판정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전의 민원들이 말 그대로 '내가 지불한 진료비가 정당한가'를 묻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부당하게 지불된 내 진료비를 돌려달라"는 문의와 민원이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실제 민원인들 가운데는 자신의 진료내역이 진료비 확인민원 대상에 해당되는지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렇다보니 환불사유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단순히 진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민원을 넣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병·의원 전체 부당청구 기관 매도…국민-의료기관 불신 조장" 분통
이렇다보니 요양기관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가 국민과 의료기관사이의 불신을 조장, 불필요한 민원들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당시 방송에서 언급된 부분들은 대표적인 임의비급여 문제"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여기준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모든 병·의원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환자들을 속이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급여기준의 한계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인정하는 문제"라면서 "왜곡된 방송으로, 병·의원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내몰고 결국 국민과 의료기관의 불신만 키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