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의사국시 합격률이 2007년 88.5%에서 96.5%로 8%나 높아져 지난해보다 신규 의사가 582명 더 배출됐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시원은 18일 오후 5시 30분께 제72회 의사국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국시원에 따르면 올해 의사국시 합격률은 96.5%를 기록, 지난해 88.5%보다 무려 8%나 높아졌다.
의사국시 합격률은 2004년 96.9%에서 2005년, 2006년 93.2%로 각각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80%대를 기록했다.
합격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합격자도 지난해 3305명에서 3887명으로 582명이나 더 많아졌다.
과거 의사국시 합격자는 2004년 3760명, 2005년 3372명, 2006년 3489명이었고, 지난해 더 줄었다는 점에서 올해 3887명이 합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합격률과 합격자가 크게 상승하자 이는 국시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결과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지난해에 비해 합격률이 높아진 것은 응시자들의 실력이 월등히 향상됐다기보다 국시원의 난이도 조절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모의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의사국시 출제위원을 모두 출제 경험자로 선임할 경우 시험문제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비경험자를 적절하게 포함시키는데 이들의 단점은 경험이 부족해 난이도를 조절할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사국시 합격률이 매년 널뛰기 경향을 보이는 것은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방식이 근본원인이라는 분석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시원 의사국가시험위원장인 정명현(연세의대) 교수는 지난해 5월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격률이 90%를 넘지 않는 게 합리적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국시는 절대평가를 통해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시키지만 이는 불합리하다”면서 “의학계에 합격률 조절기능을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과 같이 사전에 합격률과 합격점수를 고정하지 않고, 채점결과에 따라 당락 수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인력이 과잉공급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합격률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의사국시 당락 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대 이윤성 교수는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합격률이 안정돼야 하는데 이처럼 들쭉날쭉하면 의사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합격자 당락 방식을 상대평가로 전환하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