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가 의학회 및 의학원와 합의한 지정기탁제 양해각서에 외자사의 반응이 냉소적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12일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한국제약산업과 윤리경영 세미나’에서 발표된 제약협회의 지정기탁제 양해각서에 대해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날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정기탁제 방식으로 의학원 및 의학회에만 기부 △제약협회가 인정하는 재단을 통해서만 의료계 각종 학술행사 지원 △제약협회가 추천자 이사 1명을 재단 심사위원에 선임 △기부금 전체의 5% 이내 기초의학회 지원 등 8개항의 양해각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제약협회 의약품 유통위원회 허재회 위원장(녹십자 사장)은 “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경쟁관계에 있으나 개정될 공동경쟁규약은 같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양 단체 부회장이 만나 이 부분을 합의했다. 윤리경영은 제약단체들의 공통된 게임의 법칙”이라며 지정기탁제가 외자사와의 합의임을 내비쳤다.
이에 KRPIA 패널로 참석한 한국릴리 홍유석 사장은 “허재회 위원장이 언급한 부분 중 사실과 다른 의견이 있으나 세미나의 취지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함께 논의해 나가자”고 말해 양 단체간 공조 발언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KRPIA 이규황 부회장도 기자와 만나 “제약협회와 지정기탁제 문제로 만나서나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제약협회가 공개한 양해각서를 오늘 처음 봤는데 문경태 부회장과 만나 합의했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정기탁제 수용여부와 관련, 이규황 부회장은 “제약협회로부터 전달받지 않은 지정기탁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전문지를 통해서 전해들은 내용이 다인데 어떻게 가부를 판단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지정기탁제의 양해각서 내용을 공개한 만큼 외자사도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국내사와 외자사 모두가 제약협회가 추진하는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며 기명 기탁제의 참여를 촉구했다.
패널토의 좌장을 맡은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맹광호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의약품 유통의 투명성과 윤리경영이 요구될 것”이라며 “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 양 단체가 협력을 통해 공정경쟁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해 제약단체간 공조를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