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 은행과 카드사들이 의사고객 확보를 위해 졸업식 등 의과대학 행사에 영업활동을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의대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일부 금융업체 직원들은 졸업식의 부산한 환경을 이용해 학생들의 연락처가 기재된 졸업앨범이나 교수 수첩 등을 무단으로 들고가는 경우도 많아 각 의대들이 단속에 나서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20일 C의대 관계자는 "졸업식 등 의대 행사때마다 은행직원들과 카드상담사들의 판촉행위를 막는 것이 가장 큰 일인것 같다"며 "막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는 신년 하례회까지 찾아와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대출상담을 하는 은행직원들도 있다"며 "정말이지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는 학생들의 연락처가 담긴 졸업앨범이나 교수 수첩을 도난당하는 사건도 더러 있다는 것이 의대들의 하소연이다.
K의대 관계자는 "지난해 졸업식에서 졸업앨범이 대량으로 없어지는 사태가 발생해 일부 학생들이 앨범을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몇몇 학생들이 카드상담을 권유하는 메일과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미뤄볼때 카드상담사들이 가져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인근 대학에서는 교수 수첩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처럼 금융업체 직원들의 영업활동이 기승을 부리자 의대 관계자들은 행사때마다 마음을 졸이며 이들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K의대 관계자는 "결국 올해는 졸업앨범 배부처에 직원을 배치시켜 학생증과 신분증을 확인하고 앨범을 배부했다"며 "학생들의 재학이나 연락처를 묻는 질문에도 일체의 답변을 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C의대 관계자는 "졸업식이나 개강일 같은 행사철에는 부속병원 직원들에게 협조를 구해 함께 주변 환경 정리에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워낙 교묘하게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단속이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