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가 차기 병원협회장 선거 방법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갈등이 불거진 것은 최근 병원협회발전위원회가 '대학병원계'와 '기타 병원계'에서 연속적으로 2회를 초과해 회장직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교차출마 방식을 제안하고 이를 올해부터 소급적용하는 권고안을 내놓은 것이 발단이 됐다.
여기서 대학병원계는 국립대학교병원장회의 및 사립대학병원회의 해당병원이고 기타 병원계는 대학병원계 이외의 직능단체 해당 병원을 지칭한다.
권고안대로라면 차기 병원회장은 국립대나 사립대 병원회장 몫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중소병원계 일각에서 이번 권고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권고안에도 불구하고 간접적으로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인사도 있다.
허춘웅 서울시병원회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시병원회 이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권고안에 반대하고 있다"며 "능력과 자질이 있고, 자기희생 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고안의 취지가 회장선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는 대학병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병원계의 화합을 모색하자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허 회장의 주장이다.
허 회장은 그러면서 "여러분이 출마를 권유하고 있어 고민 중이다"라고 자신의 출마 가능성도 열어놨다.
권고안은 지난 21일 열린 명예회장단 사이에서도 간담회에서도 만장일치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렸다는 전언이다.
결국 권고안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해 출발도 하기 전에 좌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병원협회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성익제 사무총장은 "권고안은 권고안일 뿐이다"라며 "권고안을 수용하면 좋겠지만 이를 무시하고 출마하겠다는 분을 말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대학병원계는 불만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대학병원장은 "병원계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대학병원에서 회장이 나와야 한다"며 "병원협회는 임시총회를 열어서라도 회장선출 관련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병원계는 이번 선거에서 기타병원계에서 양보 한다면 선거를 거치지 않고 추대하는 방식으로 새 회장을 선출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었다.
병원계의 수장이고 의료계 양대 축인 병원협회장, 차기 병원협회장 선거에서 대학병원이 오랜 숙원을 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