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 의료원장에 경제학과 출신의 경영전문가가 임명되면서 CEO 대학병원장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한 타당한 포석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학교법인 명지학원(이사장 유영구)은 최근 제3대 관동대학교 의료원장에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국제통상학과 박희종 교수(57)를 임명했다.
박 신임 의료원장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오리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통으로 명지대학 내에서도 기획관리실장, 전략기획실장 등 기획·재무 업무를 담당해 왔다.
이처럼 의료원장에 경제학과 교수가 임명되자 병원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을 내고 있다. 실제로 가톨릭 재단산하 일부 대학병원에서 신부 출신 병원장이 활동하고 있지만 전문경영인을 통한 병원경영은 사례를 찾기 힘들다.
지난해 계명대 학교법인이 동산의료원장에 전문경영인을 위촉할 수 있도록 인사규정 개정안을 개정하기는 했지만 교수들의 반대로 의사출신인 손수상 현 의료원장이 임명됐었다.
이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병원계의 시각도 양분되고 있다.
병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전문경영인 제도로 변해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K대 병원의 전 원장은 "이제 국내 대학병원들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의사는 진료에 매진하는 효율적인 분업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전문경영인 병원장 시대는 피할 수 없는 시대흐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이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것은 아직은 부작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K의대의 한 교수는 "대학병원은 일반 기업과 달리 상명하복식 명령 전달체계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다"며 "개인이 아무리 탁월한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내부조직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또한 의료업이라는 분야 자체가 너무나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분야라 일반적인 경영방식으로는 의사, 특히 교수들을 관리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닐 것"이라며 "안정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