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대곤 교수팀이 새로운 간암진단 표지자(marker)를 찾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혈청검사를 통해 간암을 진단하는 새로운 방법을 규명한 이번 연구 결과 논문 ‘Identification of Cystatin β as a Potential Serum Marker in Hepatocellular Carcinoma’는 미국 암연구학회가 발행하는 저명한 SCI 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 2월 호에 게재됐다.
또한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된 새로운 진단 방법을 국내와 국제 특허로 출원한 데 이어, 본격적인 기술이전까지 눈앞에 두고 있어 간암 조기진단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북지역암센터 간담췌암전문연구센터 간암진단 관련 연구과제로 실시된 이번 연구는 세포 내 단백질 분해효소 작동을 저해함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물질인 ‘Cystatin β(CSTβ)’가 간암 조기진단을 위한 혈청바이오마커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김 교수팀은 간암 환자 62명, 경화가 진행된 간염환자 43명, 경화가 없는 간염환자 53명, 건강한 사람 52명의 혈청을 유전자 분석 방법을 통해 비교․분석했다.
각각의 혈청에서의 CSTβ수치를 측정한 결과 간암 환자와 암이 아닌 사람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났다.
암 환자 혈청에서의 CSTβ수치가 정상인뿐만 아니라 여타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수치보다 눈에 띄게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김 교수팀은 대부분의 간암 환자에게서 CSTβ가 과하게 발현되며, 혈청에서 CSTβ수치가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교수팀은 혈액에서 CSTβ수치 검사를 통해 간암 조기 진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기존의 혈액검사를 이용한 간암진단 방법인 AFP(알파태아단백검사․Alpha-Fetoprotein)는 간암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나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
실제 AFP의 경우 진단율이 40~50%에 불과하고, 지방간, 알콜성간염, B형간염 등 여타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서도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CSTβ 검사는 AFP 검사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교수는 CSTβ와 AFP 검사를 병행할 경우 간암 조기진단율이 이전보다 현저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곤 교수는 “간암의 경우도 조기 발견했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의 환자 생존율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며 “최근 암 정복을 위한 연구의 초점은 암 조기 진단을 위한 방법을 찾아내는 데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미는 간암 조기진단 확률을 높였다는 데 있다”며 “CSTβ와 같은 바이오마커(생지표)를 많이 발견할수록 암 조기진단의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암 진단 바이오마커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대곤 교수는 전북지역암센터 암 연구사업부장을 맡고 있으며, 간담췌암전문연구센터의 ‘유전체 및 단백체 연구를 이용한 진단, 치료 및 예후 표적 발굴’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전북지역암센터 간담췌암전문연구센터와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전북지역암센터 간담췌암전문연구센터는 지난 2006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선정 받은 뒤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주목 받는 연구 성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