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서비스 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의사와 환자의 처지도 역전되고 있다.
환자 중심의 진료는 의사들에게 과거보다 더 발품을 팔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경희의료원(의료원장 배종화)은 국내 병원 최초로 IPTV 시스템을 구축하고, 24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LG CNS가 구축한 ‘u-Bed IPTV 시스템’은 환자들이 병상에 설치된 일체형 IPTV 단말기를 이용해 전용 인터넷과 다양한 방송, VOD를 즐길 수 있으며, 병원내 편의점과 식당에 접속해 온라인 주문도 할 수 있다.
‘u-Bed IPTV 시스템’은 이런 기능뿐만 아니라 진료행태의 변화도 가져올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경희의료원에 선보일 의료정보 이용 서비스는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EMR(전자차트), OCS(처방전달시스템)과도 연계된다.
이렇게 되면 환자들은 각종 검사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담당 의사 진료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의사들이 병실을 일일이 방문, IPTV에서 의료정보 차트를 불러와 환자에게 열람시키면서 질병 상태와 치료방침을 설명하는 방식이 손보인다.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상황이 역전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IPTV는 맞춤형 질병교육도 가능해 환자들은 강당에 한꺼번에 모이지 않더라도 병상에 누워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당분간 150병상에서 시범적으로 IPTV 서비스를 시행한 후 7월부터 1천병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환자들의 진료 편의가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 CNS 컨버전스사업팀 최원관 차장은 “IPTV 기능이 무한하기 때문에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IPTV는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도 구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료, 협진시스템을 표방하는 병원들이 증가하는 것도 환자 중심으로 진료가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삼성암센터가 진료과별 협진시스템을 도입, 환자들이 이 진료과 저 진료과를 여러 날에 걸쳐 내원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팀플레이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다 서울아산병원은 내년 초 암센터를 새로 개원하면 통합진료시스템이라는 획기적 방식을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통합진료란 말 그대로 암 진단이 내려지면 내과, 혈액종양내과, 외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의료진이 한꺼번에 모여 치료방침을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아산병원은 1년여 전부터 암센터에서 통합진료팀을 만들어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암센터가 새로 개원하는 시점에 맞춰 전면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외래와 함께 입원환자에도 통합진료를 시행할 방침이어서 의사들은 한층 더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