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최근 "한나라당은 약사를 위한 당"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가 발끈하고 있다.
이 의원은 26일 열린 강남구약사회 초도이사회에 참석해 원희목 약사회장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내가 약사회 쪽에 공천 하나를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약사들도 한나라당을 믿고 약사와 함께 하는 당이라고 생각해달라. 이번에 국회에 들어가게되면 약사를 위한 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 실망하고 있던 의료계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면서 의사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이종구 의원 홈페이지(www.jongkoo.com) 게시판에는 이 의원를 비방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디 '분노하는 의사'는 "약사들한테 얼마나 후원을 받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의사들과는 좀 어려운 관계가 되실 것 같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배신감충전'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네티즌은 "현직 약사회장을 비례대표 상위순번으로 올려놓고 약사회에 가서 자랑까지하다니, 오늘 의사들이 느낀 배신감은 10년동안 참았던 울분과 더해져 이종구 의원에게 집중될 것 같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배신감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또 '안티 이종구'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한 네티즌은 "이번 총선부터는 한나라당에 투표하지 않겠다. 이렇게 된 계기는 물론 이종구 의원의 약사회 발언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의사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강남구약사들의 집안 잔치에 초대받아 몇마디 말씀드리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약사 한분이 포함돼 축하드린다는 덕담을 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해명에 이어 "약사들에 비해 많은 의원을 배출한 의사들의 아량으로 덕담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지만 의사들의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한 내과개원의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한나라당 골수 팬이었지만 이제는 분노한 마음으로 안티 한나라로 바꾸겠다"며 "이종구 의원을 찍으려 했지만 이제 영원한 안티 이종구로 변화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총선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의원의 발언이 실제 투표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