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개원 2년여 만에 병원 간판을 내리고 새 명칭으로 교체한다.
동서신의학병원을 한방병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데다 양-한방 의료진 내부 갈등, 환자 정체 등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다.
경희의료원 고위관계자는 3일 “경희재단에서 동서신의학병원 명칭을 변경하기로 승인한 것으로 안다”면서 “조만간 새로운 명칭이 발표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동서신의학병원은 ‘동·서양 의학을 하나로 완성하는 신의학의 꿈을 실현한다’는 의미에서 2006년 6월 공식 개원할 때부터 이 명칭을 사용해 왔다.
사실 동서신의학병원은 개원 직후부터 병원 명칭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보건복지부는 2006년 6월 의료기관 명칭으로 ‘신의학’ ‘신기술’ ‘최신의료’ ‘통합의학’ 등을 사용하는 게 의료법상 타당하냐는 질의에 대해 “의료기관 명칭 표시로 적정하지 않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동서신의학병원이 병원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동서신의학병원을 한방병원으로 인식하면서 양방 의료진의 불만을 사 온 게 단초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초대 유명철 원장을 연임시키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양-한방 의료진 내부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다 환자 정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어 쇄신 차원에서 병원장 교체와 함께 병원 명칭을 바꾸기로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어쨌던 동서신의학병원은 의대와 한의대가 동시에 설립된 장점을 활용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융합을 통해 ‘신의학’을 창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병원 이름을 바꾸는 극약처방까지 내린 것을 보면 현 방식의 양한방협진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해 향후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