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에 첫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하는 서울의대가 올해 정시 모집에서 복수지원을 허용하기로 사실상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전원 지원자들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단수지원을 고수하고 있는 기존 지방 의전원에서는 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의대 관계자는 10일 “2009학년도 의전원생을 모집할 때 정시모집에서 복수지원을 허용한다는 입장이 바뀔 여지는 거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과거 의전원이 몇 개 되지 않았을 때라면 몰라도 이미 41개 의대 중 15개가 의전원으로 부분전환하거나 전면전환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서울대가 의전원 복수지원을 허용할 경우 일부 지방 의전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의 대학 선택권을 제한해 피해를 보게 할 수는 없다”면서 “학생들의 입장에서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미 의전원으로 전환한 대학들은 단수지원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2009학년도부터 의전원으로 부분전환하는 서울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고려의대, 한양의대와 이미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경희의대 등이 복수지원을 희망하면서 매우 민감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자 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최근 이 문제를 협의했지만 서울의대와 연세의대가 복수지원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그렇다고 기존 의전원들이 실력행사를 하기도 마땅치 않다.
복수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을 제재할 방법이 없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를 놓고 보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학입시 뿐만 아니라 치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이 복수지원을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시 단수지원을 고수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
이로 인해 기존 의전원들은 서울의대와 연세의대가 정시 복수모집에 들어간다면 이중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의대와 연세의대가 우수학생들을 우선 선점할 뿐만 아니라 단수지원만 인정하는 것 자체가 행정편의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모 지방대 의전원 관계자는 “의전원 상당수가 지방 대학이어서 일부 대학이 복수지원을 허용하면 피해를 볼 수 있고, 현 전형 일정상 복수지원을 하기에는 촉박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