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사진> 의사협회 정책이사가 의료계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면서 야인 생활로 다시 돌아갔다.
박 이사는 10일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의협 정책이사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주수호 회장에 3주 전에 사퇴의사를 밝혔고, 동의를 받았다"며 "이제는 의협 이사 신분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의사회를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변인을 그만둘 때 이사직도 함께 내놓으려고 했지만 의협 내부 불화로 그만두는 게 아니냐는 오해의 소지를 야기할 수 있어 이제야 이사직을 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됐던 민주당 공심위 위원 활동과 관련, 박 이사는 "(현직 의협 이사 신분으로) 의사사회와 대립되는 정당의 공심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과 우려를 인정하지만 정책이사 타이틀을 갖고 활동하는게 오히려 의료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공심위 활동 과정에서 느낀 점에 대해 "어느 정당도 의협과 같은 보조를 취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정치인들은 의사를 비토하면 표를 얻고, 옹호하면 표를 잃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햇다.
또 "민주당이 야당으로 돌아서면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의사사회와 불편한 관계를 맺고, 의사사회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며 "1명의 적을 만들어도 국회의원들은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99명의 친구보다 1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의사의 정치권 진출과 관련, "의사사회 내부의 역할보다 당내 기여도와 사회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번에 각 정당에서 의사들이 공천을 받지 못한 이유도 의사사회에서는 지명도가 있었을지 몰라도 사회활동이나 당 기여도가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사례로 민주당에 공천신청을 냈다 탈락한 서정성 원장의 예를 들면서 "서류심사에서는 최종까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결국 여론조사에서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마지막으로 "의사들이 정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활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내부분열을 극복하고 수평적 구조로 뭉칠 때만이 정치권에서도 두려운 존재로 각인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