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을 이용한 췌장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합병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빨라 환자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국내 의료진이 복강경 수술 가운데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복강경 췌장 절제술 분야 선두주자로 나서 세계 표준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3일 외과 김송철 교수팀이 올해 2월초 복강경 췌장수술 세계 최다 기록인 140례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교수팀은 2005년 5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췌장 양성종양으로 복강경을 이용한 췌장 원위부(몸통 및 꼬리) 절제술을 받은 환자 96명과 개복수술을 받은 35명을 비교 관찰했다.
연구결과 개복수술 환자에 비해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합병증 발생률이 낮았으며, 회복 속도가 현저히 빨라 환자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개복수술시 25~30cm 가량 배를 절개했던 것을 복강경수술은 2cm 이하로 줄여 수술 후 환자의 통증과 수술 부위 흉터를 줄였다.
또 장운동 회복 기간도 4.5일에서 2.8일, 콧줄로 영양을 공급하는 비위관 제거도 1.7일에서 0.6일, 입원 기간도 16일에서 10일 각각 단축됐고, 복강경 수술시 개복수술에 비해 평균 2배 정도 회복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복수술시 혈액 중의 세균을 죽이고 면역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비장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복강경 수술은 수술시야가 확대되면서 비장 보존율도 크게 향상됐다.
췌장 수술시 가장 중요한 합병증으로 꼽히는 췌장액 누출이 개복수술시 14.3%에서 복강경 수술시 8.6%로 합병증 발생률도 줄었다.
수술 시간은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복강경 수술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빨라지는 추세를 보였다.
췌장은 복강의 뒤쪽 깊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존 개복 수술시 상처가 매우 크고, 회복하는 기간도 다른 장기 수술에 비해 상당히 길어 합병증 발생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복강경을 이용한 췌장 수술은 기존 개복수술과 달리 배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4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통증이 적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술 스트레스가 적어 회복이 빠르며, 입원기간이 짧아 그만큼 환자들의 사회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복강경을 이용한 췌장 수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전 세계적으로도 수술하는 의료기관이나 수술 건수가 많지 않은 상태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복강경 췌장 절제술은 전 세계적으로 약 400례 가량 보고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술한 이탈리아의 베로나대학병원도 58례에 불과하다.
따라서 서울아산병원이 140례를 돌파한 것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4월 초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Society of American Gastrointestinal Endoscopic Surgery)’에서 발표됐으며, 외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Surgical Endoscopy’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송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복강경 췌장 수술에 있어 국내 의료기술이 세계적인 선도 주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향후 다른 장기에서 사용되는 복강경 수술과 마찬가지로 양성질환뿐만 아니라 췌장암 및 췌장 주변 암 환자에서도 선별적으로 복강경 수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