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 고령 환자를 맡기고 사라지는 일, 이른바 현대판 고려장이 벌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요양시설이나 정신요양시설 등에서 볼 수 있었던 현대판 고려장이 근래에 대중화된 요양병원까지 옮겨온 것이다.
K요양병원은 입원해 있는 환자 김모씨(67)의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
경제력 없는 환자를 맡긴 가족들의 연락이 끊겨버렸기 때문이다. 수소문을 해도 가족들의 행방은 묘연한데다가 그렇다고 연고도 불분명한 환자를 쫓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병원 관계자는 "진료비가 소액이다보니 법적 소송을 내기도 힘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일종의 선례가 될 수도 있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요양병원들은 환자를 맡기고 사라지는 '현대판 고려장'이 없지 않다고 증언했다. 의료관련 법률사무소 등에도 해결방안을 묻는 문의가 심심치 않게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시설보다도 환경이 좋은데다, 병원이라는 이미지상 쉽게 환자를 내보낼 수 없는 점이 이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들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무턱대고 환자를 받는 경향도 한 몫 한 것 같다"면서 "보호자들도 병원을 괜찮은 요양시설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경우, 무작정 피해를 보는 감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서로 종합법률사무소 김계환 변호사는 "병원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경우에 따라서 민·형사상 조치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진료비를 지급할 것처럼 병원 측을 기망하여 가족을 병원에 입원시킨 때에는 경우에 따라 형법상 사기죄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연대보증을 하지 않은 가족의 경우에도 부양의무가 있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하는 친족의 경우에는 진료비채무를 면한 것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나 구상금청구의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
김 변호사는 "병원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현대판 고려장'의 장소로 병원을 이용하는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면서 현명한 대처를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