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가 의학전문대학원은 일산으로 이전하되 의대는 경주에 존속시키는 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의대 이전과 관련한 경주시와 타 의대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지만 만약 동국의대가 오는 2010년 의전원으로 완전전환될 경우 의대는 사실상 문을 닫는다는 점에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동국의대 관계자는 20일 "의대와 의전원의 이전에 관한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의대가 아닌 의전원을 일산캠퍼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동국의대는 일산 이전에 대비해 일산 캠퍼스에 의전원 강의동과 기숙사 및 연구단지를 신축하는 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국의대 관계자는 "이미 일산캠퍼스 부지에 강의동과 기숙사 부지에 대한 설계를 끝낸 상황"이라며 "인프라가 가장 우수한 일산병원을 교육병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의학교육에 효율적인 만큼 조만간 일산으로의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전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초 동국의대는 의전원 전환에 대한 조건으로 의대 이전을 추진했었지만 교육부 등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최근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한 경기도의 지원사격으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주시의회 등이 전면적인 반대운동에 들어가면서 그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의전원을 통해 의대이전을 추진하던 동국의대가 갑자기 의대는 경주에 존속시키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경주시 등의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전원만 일산으로 이전시키고 의대를 경주에 두겠다는 동국대의 입장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우선 의대+의전원 병행전환체제로 운영되는 2009년에야 그럴 수 있겠지만 2010년 완전전환, 혹은 의대 환원을 결정해야 하는 입장에서 경주에 있는 의대를 살리겠냐는 것이다.
A의대 학장은 "동국대의 의중을 알수는 없으나 만약 일산 이전이 성사된다면 2010년에 동국대가 다시 의대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없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이 병행체제에서는 의대학생들과 의전원 학생들이 같이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일산과 경주로 학생들을 나눠놓으면 이를 어찌 해결한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국의대는 2009년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위해 2007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있으며 2009년도에는 의대생 19명과 의전원생 30명을 교육하는 병행전환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