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대한병원협회 상임이사 및 시도병원장 합동회의에서는 대학병원들의 몸집불리기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대학병원장 출신이 회장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열린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소병원장들은 작심한 듯 대학병원 신증설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 신임 지훈상 회장과 대학병원장 출신 이사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성민병원 안병문 원장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안 원장은 "얼마 전 열린 대구 경북병원회 총회에서도 간호사 인력난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면서 "대학병원의 과도한 병상증설로 중소병원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대학병원장들이 많지만, 되도록 수도권에서는 과도한 경쟁을 지양해 달라. 외람되지만 중소병원 큰 피해의식 갖고 있다. 최소 간호인력이라도 구할 수 있도록 힘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백성길 부회장은 "(중소병원 인력난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며 거들었다.
백 원장은 "10여일 전에 서울대가 오산에 500베드 규모의 병원을 만든다고 발표했고, 죽전에는 세브란스, 영통지구에는 을지병원 등 속속 병원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보건교사 확충이 본격화되면 앞으로 3~4년 후엔 7000~1만명 가량의 간호사 인력이 추가 소요되는 만큼 정부를 상대로 대책을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보영 안동병원 이사장도 병원협회장은 중소병원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전담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인화 중소병원협의회장도 "중병협 입장에서 한마디만 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대학병원의 신증설에 따른 영향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의료영향평가제도 도입을 정부에 건의하려 한다. 여기계시는 회장 이하 상임이사들이 적극 찬동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지훈상 회장은 "여기계시는 의료원장, 대학병원장 모두 파리목숨이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 아니다"며 "그러나 대학병원들도 다 문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전문성을 가진 위원회를 구성해 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첫 상임이사회 부터 삐걱거린 병원협회. 향후 병상 신증설 문제는 새 회장에게 큰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