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당수 대형병원에서 종양내과보다 외과에서 항암제를 처방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어느 과에서 항암제를 처방할지를 두고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동완(종양내과) 교수가 최근 한국임상암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8개 대형병원 가운데 50% 이상 의료기관에서 혈액종양내과가 주로 위암, 폐암, 췌담도암, 림프종, 두경부암의 항암화학요법 처방을 하고 있었다.
반면 유방암, 대장암, 난소/자궁암, 신장/요로암, 전립선암, 간암, 뇌종양 등은 혈액종양내과가 주로 항암화학요법 처방을 하는 사례가 50% 이하였다.
임상암학회 “외과 항암치료 글로벌기준 안맞다”
이에 대해 한국임상암학회 소속 H교수는 “수술뿐만 아니라 항암치료까지 다하는 일부 외과의사들은 혼자 그렇게 하는 게 전인치료하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는 글로벌기준에 맞지 않는 한국적 관행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또 A교수는 “암 치료를 혼자 하는 건 적절치 않고, 환자를 중심으로 내과, 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호스피스 등이 모두 힘을 모아 통합진료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고 못 박았다.
그는 “외과 의사가 혼자 수술도 하고, 항암치료까지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의료의 존재 이유를 환자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과 전문의들의 항암치료를 지향하는 대한임상종양학회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상종양학회 “종양내과만 약 처방한다는 생각 버려야
대한임상종양학회 회원인 P교수는 “종양내과에서 약을 다 맡은 게 다학제적 접근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내과에서도 카데터나 내시경을 다 하면서 수술과 약을 분리하라고 줄긋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리 학회에서 약물치료와 관련된 교육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 “종양내과에서 무조건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건 아니며, 병원 상황에 따라 서로 동의를 구해 책임을 분담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대형병원 외과에서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정답은 절대 아니며, 그런 곳은 약물치료를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은 외과에서 약을 다루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