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이후 5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 직원들이 행복한 병원, 무한 생존경쟁에 대비한 전국구병원을 준비할 때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신임 병원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부고객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진엽 병원장은 “지난 5년간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고 피로도 누적된 상태”라면서 “그간 앞만 보고 왔는데 이제 내부고객을 보살필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 병원장은 “좋은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진료만 잘해서도, 시설만 좋아서도 안된다”면서 “직원들이 만족하고 행복해야 환자들에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병원장은 “가급적 직원들과 대화의 장을 많이 만들기 위해 앞으로 발로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2010년 이후 경기남부지역에 개원할 예정인 한림대의료원, 경희의료원, 연세의료원 새병원들과의 무한경쟁을 헤쳐갈 수 있는 해법도 고심하고 있다.
그는 “용인, 수원 등 경기남부지역에 4개 대형병원들이 더 들어서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전국구 병원으로 재도약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이젠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내외부 상황을 감안해 화합 속에서 재도약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 병원장의 생각이다.
정진엽 병원장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현안은 포화상태에 이른 공간 문제다. 분당서울대병원 건립 당시 1일 외래환자 2500명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지만 이미 4000명을 훌쩍 넘겼다.
이로 인해 외래진료실, 병상, 수술장 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검사도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병원장은 “병원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시설과 공간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해 중장기계획에 맞춰 시설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전국구 병원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병원을 설립할 때부터 전국구가 목표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특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진료과별로 두 가지 분야를 집중지원해 초인류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분명히 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년에 종합전문요양기관으로 무난히 지정받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상태다.
정진엽 병원장은 그간 분당서울대병원 6-시그마 추진 TFT 팀장을 맡아 3차 웨이브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병원계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의 6-시그마 운동을 모범사례로 꼽고 있다.
정 병원장은 “그간 6-시그마운동을 통해 사고혁신과 동료애를 다져왔는데 4차 웨이브에서는 5개 진료과를 포함시켜 재원일수 단축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정진엽 신임 병원장은 2003년 분당서울대병원 개원과 함께 교육연구실장, 정형외과 과장으로 부임했으며, 2004년부터 2~3대 진료부원장을 역임하면서 분당병원의 성공적인 개원과 조기정착에 일조했다.
또 6시그마 운동을 진두지휘하고, 특유의 친화력과 부드러움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덕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