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신임 이진수 원장(사진)은 3일 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 “의료와 제약의 산업화를 위한 가교적 개발(B&D)을 경영목표로 정하고 항암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진수 원장은 “개발 중인 항암제 후보물질을 선별해 전임상부터 신약 등재에 필요한 모든 임상을 거쳐 제품화시키겠다”면서 “항암제 개발은 암 환자 생존율과 삶의 질뿐만 아니라 국부창출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단순 연구를 탈피한 실용연구에 중점을 둔 경영방향을 피력했다.
암센터 개원시 미국 앤디앤더슨 교수직을 포기하고 합류한 이진수 원장은 “미국 암센터는 대통령 직속으로 막강한 위상과 연구력을 지니고 있으나 한국은 매년 R&D 예산을 줄여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사실상 제약과 신약을 포기했다는 의미로 국내 제약계가 제네릭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정부의 미흡한 의지를 꼬집었다.
일례로, 그는 “화이자가 1000억원을 한국에 투자한다고 하나 이는 자신들의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투자일 뿐 한국 좋으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복지부에서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냐고 볼지 모르나 포항제철이 완제품이 아닌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기술을 수출했다면 현재와 같은 성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신약 제품화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특히 “신약 개발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와 복지부 등 관련부처의 긴밀한 협력과 재원확보가 필요하다”고 전하고 “이번주(5일 예정) 청와대 방문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차세대 성장 동력인 신약 연구를 위한 예산투자의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할 계획”이라며 CEO형 리더로 불리는 MB와의 담판을 예고했다.
그의 야심찬 목표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민간 암센터 경쟁과 연구진 보강 등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경영목표 실현에 정관·경제계 인맥 설득 하겠다“
이와 관련 이진수 원장은 “민간 대형 암센터 개원으로 국립암센터의 차별적 이미지는 무뎌졌고 의료진의 충성도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며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의료현실 속에서 전직원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전임 원장이 추진한 석좌연구원제과 인센티브제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앰디앤더슨 교수 재임시 한인 의학자와의 연락망을 총동원해 종양분야의 석학 2~3명을 영입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기관장으로 정치적 인맥이 약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진수 원장은 “개원초기 병원장으로 발탁된 것은 그냥 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신임 원장으로서 새롭게 추진할 경영목표를 실현하는데 설득시킬 수 있는 정관계, 경제계 인사들이 있다”고 귀띔해 세간의 예상과 달리 다방면의 인맥을 이미 형성했음을 내비쳤다.
과거 삼성 이건희 전 회장 폐암 주치의로 이름을 알린 이진수 원장은 “원장직 수행 후 건강이 허락된다면 국립암센터에서 은퇴하는 게 꿈”이라며 오랜 미국 생활에서 익힌 대외형 리더상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