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에 휘말린 김성이 복지부장관이 7일 경질되고 전재희 의원이 내정되면서 방향타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이 제자리를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안팎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행시출신으로 오랫동안 공직 생활(노동부)을 해온데다 지자체장을 역임했고, 3선 국회의원인 만큼 누구보다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정부조직과 국회를 아우르는 그간 이력으로 볼 때 신임 장관에 최적임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조직을 이끌 능력도 충분하고 국회와의 관계도 원활하게 이끌어낼 인물이라는 것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다. 원칙이나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NO'라고 얘기할 줄 안다. 전임 장관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맥을 못추었지만, 명확한 기준과 소신이 있다. 강단 있게 복지부를 운영할 수 있을만한 사람이다"라고 추켜세웠다.
복지부 쪽에서는 당일까지도 신언항, 이경호 전 차관이 내정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그런데 전재희 카드가 나오자 내심 놀라는 분위기다. 그러나 실세 장관이 임명된 만큼 복지부도 안정을 되찾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반전이다. (전 의원을)히든카드로 숨겨두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복지위원으로 활동할 때부터 박재완 의원과 더불어 합리적인 사람으로 꼽혔었다.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인물인 만큼 복지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내정자는 당연지정제 개선, 영리법인 허용 등 급진적 의료제도 개선에 반대해온 만큼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은 더욱 신중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신용불량자를 국민연금으로 구제하는 법안을 내놓은 등 연금 쪽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제약 쪽에도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보건의료정책은 장관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와 교감이 필요한 만큼 국회의원 때 스타일을 그대로 밀고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신분이 바뀌었으면, 지금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해야 한다"며 "현장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협과 병협 등 보건의료관련 단체는 전 내정자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평을 내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