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새 이사장에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반대가 거세지고 있지만 정착 당사자인 공단 노조는 침묵을 지키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라이트코리아, 자유북한운동연합, 자유개척청년단 등 보수단체들은 공단 앞에서 정형근 전 의원의 공단 이사장 내정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 복지전문가도 아닌 정형근 전 의원을 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한다면 원칙없는 낙하산 보은인사라는 국민적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경실련도 정 이사장의 이사장 임명 유력설이 제기된 직후인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전문성 없는 정치인들의 낙하산 인사를 즉각 취소하라"고 반대입장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공단 노조의 행보를 보면 김종대 복지부 전 실장의 이사장 내정설이 돌았을 때와 사뭇 다르다.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
공단 노조의 침묵…'힘 있는 공단' 실리찾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단 노조가 실용주의로 노선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명분보다는 '힘 있는 공단'이라는 실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 공단 사보노조측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형근 의원의 이사장 임명에 공식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사장 공석이 길어진데다, 재공모가 이루어지더라도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게 그 이유다.
노조 관계자는 "이사장이 공석으로 있은지 이미 8개월이 넘어선 상황이어서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면서 "아울러 재공모를 하더라도 건강보험 전문가가 선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는 상황이어서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측은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장종호 원장 임명 때와 달리 정작 자신의 기관장 문제에 있어서는 침묵하는 꼴"이라면서 "힘 있는 인사에 대한 기대감이 이 같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노조측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형근 의원 임명 반대운동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단 노조측이 움직이지 않으니 탄력을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개별단체들이 대응하는 선에서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