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의식이 돌아오는 이른바 ‘마취 각성’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전신마취를 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MBC 뉴스후는 2일 방송에서 수술실의 악몽인 ‘마취 중 각성’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서 턱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는 마취 중 각성으로 인해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드릴 같은 윙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생살을 찢는 느낌이 들었는데 정신이 있었다”면서 “살을 찢고, 뼈를 자르고 그 순간 딱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환자 뿐만 아니라 심장판막수술 도중 마취에서 깨어난 또 다른 환자 역시 그 공포가 바로 지옥이었다고 몸서리쳤다.
그는 “레이저로 피부를 절개하고, 갈비뼈를 자르는 동안 나는 깨어있다고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어떤 소리도 나오지 않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그 공포가 바로 지옥이었다”고 고발했다.
마취 중 각성이란 전신마취 이후 몸은 움직일 수 없지만 뇌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와 모든 수술 감각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전신마취는 뇌기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기 때문에 숙련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수술 내내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하고, 호흡까지 보조해줘야 하는 생명과 직결된 의료행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마취각성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뉴스후’는 의료법상 의사면허만 있으면 누구든지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실제 수술현장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전문 마취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방송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전신마취할 수 있는 수가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현장에서 마취과의사를 마음 놓고 채용할 수 있는 수가가 되지 않는다”면서 “타과에서 직접 마취를 하는 근본 원인은 수가체계 불균형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