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의사, 병원장 출신 심평원장으로 기대를 모아왔던 장종호 원장이 결국 사직의사를 밝힌데 대해 의료계는 적잖은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결국 심평원 노조가 의사출신 원장을 쫓아내는데 성공했다"면서 심평원 노조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어, 이번 사건이 의료계와 심평원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6일 의료계는 전날 있었던 장종호 원장의 사직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실망과 안타까움으로 요약된다.
실제 의료계는 장종호 심평원장 임명 당시부터 상당한 기대와 관심을 쏟아왔었다.
장 원장의 임명이 결정된 직후, 의협 김주경 대변인은 "의사들의 정서를 감안, 부당한 심사기준이 다소 수정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종근 회장도 "축하할 일이다"라면서 환영의 뜻을 전했다.
산부인과의사회 등도 환영성명 등을 통해 "신임 원장의 임명을 치하하며 향후 국민 건강의 질적 향상과 의료계의 발전에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대 크면 실망도 큰 법. 결국 장 원장의 낙마소식에 의료계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기대가 컸던 만큼 착찹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그간 이런저런 얘기들이 들려왔을 때도 '잘 버텨주겠지'하는 마음을 응원하고 있었는데 사퇴가 최선의 방법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급여기준의 합리적인 개선, 부당삭감의 방지 등 의사출신으로 해줘야 할일이 많았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사퇴를 결정하기까지 갈등이 많았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결과를 보자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의 크나큰 치욕…강경한 입장표명 필요"
한편 의료계 일각에서는 장종호 원장의 사퇴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심평원 노조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들도 쏟아지고 있다.
동북아메디컬포럼(상임대표 경만호)는 6일 성명을 내어 "결국 심평원 노조가 자신들을 개혁하려고 시도한 의사출신 원장을 쫓아내는데 성공했다"면서 "이는 의료계의 크나큰 치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상에 적법한 절차에 의해 임명된 최고 기관장을 일도 해보기 전에 노조가 쫓아내는 일이 대명천지 어디에 있을 수 있느냐"면서 "이는 노조가 자신들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장을 임명하겠다는 말"이라고 노조를 맹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 장종호 원장의 부당한 사임에 대해 전 의료계 차원의 강경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며, 이를 계기로 지난 10년간 법 위에 군리해왔던 '떼법'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해 이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정부의 반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동북아포럼은 "차기에 임명되는 심평원장은 노조의 하수인이 아닌 더 강력한 개혁의지를 지닌 의사가 되어야 한다"면서 "의료계가 함께 성원하고 밀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