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사태를 의협신문 사과문 게재로 마무리하려는 의협 집행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대표의 의협 방문으로 이뤄진 의협신문 사과문 게재는 성난 민초의사의 민심을 수습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앞서 의협 주수호 회장 등 집행부는 대웅제약 이종욱 사장의 사과 방문을 받고 이번 사태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로 의협신문 사과문 게재를 언급했고, 대웅측은 다음달 이를 수용해 오는 8일자 신문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담은 내용을 게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선 개원의들은 대웅제약의 부적절한 처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과 의협신문 한 곳의 게재만으로는 잘못을 뉘우치는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신경과와 가정의학과 등 개원의협의회에 이어 4일 입장을 발표한 울산시의사회는 “모든 의사에게 공식 사과하고 비만관리 약사 프로그램 담당자를 징계하라”며 강력한 시정을 요구했다.
이날 의협 언론 브리핑에서 김주경 대변인은 “의협신문 사과문 게재만으로 회원들의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을 수 있으나 대표가 방문해 집행부의 요구를 수용한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면서 “동향 파악을 위해 일선 의사들과 전화통화를 해보면 ‘강경한 입장’과 ‘그 정도면 됐다’ 그리고 ‘관심 없다’ 등 다양한 부류로 나뉘어진 것 같다”며 대웅사태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의협신문으로 한정한 대언론 사과문 게재에 대해 김주경 대변인은 “의협신문은 의사회원 7만여명이 보는 신문인만큼 충분히 대웅측의 잘못과 사과의 뜻이 전달될 것으로 본다”며 “의료 전문지 및 조·중·동에 대한 사과문 게재는 의협이 제기하기가 애매하다”고 말해 협회 신문 사과문 게재로 충분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의사회 전재기 회장은 “의협신문을 제대로 보는 의사가 누가 있다고 협회 신문에만 사과문을 게재하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대웅이 잘못을 뉘우치려면 전문지와 일간지 등 주요 매체에 알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집행부 조치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했다.
전재기 회장은 “대웅제약은 회장이 약사 출신이라 예전부터 의사를 삐딱하게 보는 경향이 있고 2000년과 2004년 대웅팜 전문약국과 일반약 활성화위원회에 이어 올해도 문제를 터뜨려 4년 주기로 어처구니 없는 처사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의사들이 무엇보다 화가나는 것은 일단 찔러보고 가만히 있다고 사과하면 끝낸다는 대웅의 행태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이어 “의협 집행부가 회원들이 무관심하다고 생각한다면 민초 의사에게 욕먹을 소리”라고 전제하고 “의협이 하는 일을 모든 회원이 다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대웅사태를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며 언론 사과에 대한 명확한 조치를 주문했다.
대위원회 유희탁 의장도 “대웅 대표가 와서 사과했다고 회원들의 정서도 모르고 모든 것을 받아주면 어떻게 하냐”면서 “제대로 된 대언론 사과를 요구한다면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여 회원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해 줘야 한다”고 말해 대웅 사태에 대한 집행부의 안일한 조치를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