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예방접종 시즌을 앞두고 개원가 안팎에서 독감예방접종가 인하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 독감백신 접종가는 의료기관별로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최근 저가 접종 단체와의 갈등이 빚어지면서 개원가 내에서도 백신접종가 인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건강관리협회과 가격경쟁, 개원가에 '부담'
무엇보다 건강관리협회 등 비영리단체에서 저가의 독감예방접종 사업은 개원의들에게 강한 거부감과 함께 접종가 인하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전국 15개 지부를 통해 약 18만여명을 대상으로 독감예방접종에 나선 협회의 접종가는 7,700원.
지난해 개원가의 접종가가 2만원~2만5천원선을 형성했던 것과 비교할 때 2~3배가량 격차가 벌어진다.
의사회 한 임원은 "특정 단체가 이렇게 저가로 치고 나오면 병·의원에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며 "인근에 이 같은 단체가 있는 경우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접종을 해주는 단체에 대해 호감을 보이는게 당연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이를 저지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며 난감해 했다.
올해 독감백신 공급가 대폭 인하
또한 개원가에 독감예방접종가 인하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는 올해 독감백신이 과잉공급되면서 지난해보다 30~40%가량 저렴하게 공급됐다는 점이다.
즉, 일부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공급가가 내려간 만큼 접종가를 낮춘다면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
지방의 한 개원의는 "한명의 개원의라도 싼값에 접종을 하기 시작하면 가격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공정거래법상 접종가를 일정하게 규정해놓을 수도 없고 솔직히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A제약사의 경우 지난해 7000원~8000원선을 유지했던 백신공급가가 올해 바이알의 경우 4500~5000원선, 프리필드의 경우 5500~6000원선으로 낮아졌다.
게다가 올해 경기도의사회 등 의사회들이 독감백신 공동구매 사업에 적극 나선 것도 공급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올해 공급가가 낮아지면서 일부 의료기관들이 박리다매에 나설까 우려된다"며 "일부 저가 접종은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