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산부인과’로 의료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인구협회의 유방암 검진에 다국적 의료기기 업체가 지원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10월부터 실시되는 한국존슨앤드존슨 메디칼 주관의 유방암 검진사업이 인구보건복지협회(이하 인구협회) 의료진의 지원 하에 서울시를 비롯하여 구리, 일산, 울산 등에서 실시한다.
의료기기 업체인 존슨앤드존슨측은 초음파기 등 첨단 검진장비를 장착한 2억원 상당의 ‘맘모버스’를 제작해 산간벽지와 오지를 돌며 유방암 검진을 통한 인식확산을 목적으로 순회 검진사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존슨앤드존슨 메디칼 유방암 검진사업은 인구협회와 계약을 통해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방사선사 등 의료진 지원으로 연간 4000명 이상의 여성을 검진하고 있다.
문제는, 인구협회가 수년 전부터 진행 중인 ‘찾아가는 산부인과’ 사업으로 경남 지역 인근 의료기관과 첨예한 대립각을 보이는 상황에서 존슨앤드존슨의 첨단 차량까지 지원되는 유방암 검진도 진료영역 파괴라는 또 다른 불씨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존슨앤드존슨 메디칼 관계자는 “의료계와 인구협회가 검진사업으로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들은 바 있으나 유방암 검진사업은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산간벽지와 오지 여성들을 위한 사업”이라고 전제하고 “3~5만원대의 검진비용 부담을 해소해 유방암의 관심을 높여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며 의료계의 우려를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인구협회와의 정확한 계약조건을 모르나 별도의 의료진 지원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존슨앤드존슨은 맘모버스 차량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만 운영중”이라고 덧붙였다.
산부인과 사업에서 유방암 검진까지 여성층을 대상으로 한 인구협회의 무료 검진사업이 가뜩이나 힘든 지역 개원가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다국적 업체의 대규모 지원까지 동반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