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마약감시기구(INCB)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 마약성분이 포함된 비만치료제 사용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현희 의원(민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
전 의원실에 따르면 펜터민·펜디메트라진 등 향정신성 성분이 포함된 식욕억제제는 2003년 단 2종에 불과했으나, 2007년 현재 37종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 의약품의 생산량 또한 동기간 96만여정에서 1억3568만정으로 5년새 15배, 생산금액도 2003년 111억원 규모에서 2007년 1484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현희 의원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급증으로 우리나라는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마약류 비만치료제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 의원은 향정신선 식욕억제제 사용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식약청의 대응이 미흡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에게 안전성 서한을 발송하고, 해당업체에 자정 노력을 요청하는 등 피상적이고 실효성 없는 대책에 그치고 있다는 것.
더욱이 매년 1~2회 실시하는 향정신성의약품 취급업소 지도점검 역시 최근 3년간 353개 업소를 점검, 94개 위반사항을 적발하는데 그쳐 급증하는 마약류 비만치료제 관리에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현희 의원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복용자의 40%가 권고기준인 4주를 초과해서 복용하고 다른 다이어트 약과 함께 사용하는 등 의약품 오·남용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는 의약품 오·남용을 관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어이트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만큼 올바른 비만치료제 사용을 위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등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