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단체예방접종이 등장했다.
감리교재단 H병원은 17일 오후4시부터 밤9시까지 구로구 개봉동에 위치한 H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최근 서울시의사회가 서울시 각 구 보건소장 간담회에서 단체접종 근절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이를 막지 못했다.
2400세대 700여명 접종…접종가 1만원~1만5천원
H아파트단지는 2400여세대로 이날 5시간동안 H아파트 주민 약 700여명이 접종을 받았다.
독감백신 접종가는 바이알과 프리필드 각각 1만원, 1만5천원. 일반 병·의원에서 2만원대에 접종하는 것과 비교할 때 5천원~1만원가량 저렴한 편.
단체접종이 시작된 오후 4시부터 주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저녁 7시경 퇴근길에 찾아온 주민들까지 더해지자 예방접종을 하려는 주민들의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H병원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접종을 실시하려고 보건소에 신고를 했는데 지역 의사들의 반대로 취소됐다가 올해 다시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H아파트단지 김성녀(가명) 부녀회장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독감시즌이 되면 주민 복지차원에서 단체접종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부녀회 차원에서 단체접종을 추진하라는 성화가 거세기 때문에 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의원에서 실시하는 접종비 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단지 내에서 실시하니깐 편리하기 때문에 많이들 맞는다"며 "평균 1400~1800명정도가 접종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로구의사회 "법적으로 강력대응"
뜻밖의 소식에 놀란 구로구의사회 측은 현장점검을 실시, 문제점을 찾아 강력 대응키로 했다.
구로구의사회 한 관계자는 "불법적인 요소가 없는지의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한 결과 이상한 점을 발견해 구로구보건소 측에 협조를 얻어 사실을 확인한 후 이에 대해 고발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의사회 안중근 회장은 "개봉동 일대 개원의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단체접종이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끊이질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