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결렬 사태에 대해 의사협회가 공단의 부당한 협상안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사협회 주수호 회장은 지난 주말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개원내과의사회(회장 김일중) 제11차 정기총회에서 수가협상 결렬 사태를 설명하면서 분노감을 표했다.
이날 주수호 회장은 내빈 축사를 통해 “정해진 축사가 있지만 오늘은 수가협상 결렬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하고 “원가수준이 70%에 불과한 상황에서 물가인상에도 못 미치는 쥐꼬리 만한 인상안을 받으면 받고 싫으면 말라는 식의 일방통행 협상에 분노를 느낀다”며 협상결렬의 책임이 정부와 공단임을 분명히 했다.
주 회장은 “다수결의 원칙은 이해하나 소수의견은 존중돼야 하고 민주적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며 “건정심의로 가기 싫으면 도장을 찍으라는 방식의 협박성 협상은 의료계를 무시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최선의 선택이 아니면 차선, 이도 아니면 최악은 피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쥐꼬리 만한 실리보다 국민과 의사를 위해 적정수가로 가야 한다”며 막판 협상시 실리보다 명분을 중시한 집행부의 고뇌를 내비쳤다.
주수호 회장은 “이번과 같은 결과는 건보재정과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 상황이 쉽지 않지만 10만 의사가 합심해 한 뜻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면 한계를 극복할 자신 있다”고 말해 결렬 사태로 도래할 극한상황을 예고했다.
이어 김종근 개원의협의회장도 의사들의 행동을 요구하는 발언을 제기했다.
김종근 회장은 “울분에 차 있는 심정에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행사를 위해 간단히 하겠다”고 전하고 “의료계가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17명의 비례대표를 추천했는데 1명도 배정되지 못한 것은 직역단체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수가결렬과 관련, 김 회장은 “이 같은 개망신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료계가 꿈틀거리지도 않는다는 것은 의사들이 지렁이만도 못한 신세라는 의미 밖에 안 된다”며 의료계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는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과 민주당 김효석, 전현희 의원 및 주수호 의협회장, 문영목 서울시의사회장, 김종근 개원의협의회장, 윤해영 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