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를 찾는 사람 4명 중 1명은 우울증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4년 사이에 47.7%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가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5년 동안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한림대성심, 강동성심, 한강성심, 강남성심, 춘천성심병원) 정신과 외래 및 입원환자 6만2232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이 1만4536명(23.4%)을 차지했으며,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2003년보다 47.7%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 외 전체 환자 중 8.5%(5270명)를 차지하는 정신분열증은 33.5% 증가했고, 2.9%(1792명)를 차지하는 ADHD는 무려 209.3%나 늘어났다. 반면 전체 환자의 5.5%(3390명)를 차지하는 공황장애는 5.1% 감소했다.
우울증은 남자(5088명, 35%)보다 여자(9448명, 65%)에서 1.9배 많았고, 정신분열증도 남자(2368명, 44.9%) 보다는 여자(2902명, 55.1%)에서 다소 많았다.
공황장애는 남자(1761명, 52%)와 여자(1629명, 48%)에서 비슷한 분포를 보인 반면, ADHD는 남자(1470명, 82.1%)가 여자(321명, 17.9%)보다 4.6배나 높았다.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우울증은 20대(8.6%), 30대(12.5%)를 거쳐 급격히 증가해 40대(20.4%)에 가장 많았고, 50대(18.2%), 60대(17.4%)에 다소 감소했다가 70대 이상(20.1%)에서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신분열증과 공황장애는 각각 30대(33.4%)와 40대(32.8%)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ADHD는 10대 이하의 청소년층에서 대부분(98.2%)을 차지했다.
특히 우울증은 2003년에는 주로 70대 이상(35%)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2007년에는 연령대가 낮아져 중년 이후(40대 20.1%, 50대 19.9%, 60대 17.8%, 70대 이상 17.8%)의 연령대에서 고르게 분포했다.
성심병원 전덕인 교수는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에 우울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정신과의 진료실 문턱이 낮아져 진단율이 높아졌고, 점점 복잡해져가는 사회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늘어났다는 점, 환자들이 자살 등 우울증에 대한 심각성을 알게 되어 치료에 적극성을 띤 점 등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 환자들은 선뜻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전덕인 교수는 “우울증 치료약은 약리적으로 사람을 중독 시키지 않는다. 다만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약물만 복용하는 경우가 있어 오해가 생긴 듯하다.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