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이 의료왜곡으로 인한 비급여 진료 팽창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공단 정형근 이사장은 18일 서울의대 의료정책실(실장 전범석 교수) 창립기념식에 참석, ‘건강보험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정 이사장은 “서울 강남에 성형외과가 하도 많다고 해서 조사를 해보라고 시켰더니 전체 성형외과의 3분의1인 200여개가 강남에서 개업을 하고 있었다”면서 “화상이나 손가락 봉합 이외에는 대부분 비급여인데 이런 게 의료왜곡”이라고 밝혔다.
또 정 이사장은 “피부과 역시 의학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데 왜곡돼 있고, 비급여진료에 의료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고 있다”면서 “보장성을 이야기할 때 이것도 넣어야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정 이사장은 “근본적으로 수가가 의료왜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엘리트로 (의대에) 들어와 성형이나 피부과를 하고 있어 심장수술이나 암수술은 누가 할지 시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이사장은 특강 중 여러 차례 의료인들을 추켜세웠다.
정 이사장은 “의료인들이 훌륭해 국민들이 이만큼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 “세계 3~5위인 의료서비스를 적은 돈으로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단 방만 운영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못 박았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공단 관리운영비는 전체 예산의 3.2%에 불과하다”면서 “공단 이사장이 된 뒤 보니까 절대 방만하지 않고,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 이사장은 건강보험의 과제로 낮은 공공의료비와 의료사각지대, 보장성 강화, 의료비 증가를 유발하는 진료비 지불체계 개선, 보건의료서비스의 높은 민간의존, 보험료 부담의 불형평성 개선, 건강보험 수입 재원의 다원화 등을 꼽았다.
한편 지난 2001년 개설된 서울의대 의료정책연구실은 최근 명칭을 의료정책실로 바꾸고, 최근 의대 공식조직으로 편입됐다.
의료정책실은 전범석(신경과) 연구실장과 의협 김재정 집행부 당시 대변인 겸 사회참여이사를 역임한 권용진 연구교수, 이하영, 권기창 전임연구원으로 조직을 갖췄다.
전범석 실장은 “의료정책실은 앞으로 정책 연구와 함께 정책토론회, 정책형성과정 직접 참여 등의 활동을 활발히 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그간 의료계가 진료현장에만 있다보니 현실 정책에 반영하지 못해 왜곡된 정책이 많았는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