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협의회 회장들이 회원들의 높아진 목소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상당수 개원의협의회 집행부가 사업진행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과 시정을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회무 운영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난주 긴급 대의원총회에서 산전 바우처 제도 수용여부를 논의한 산부인과의 경우, 논란 속에 ‘수용’으로 일단락됐으나 회원들의 격앙된 감정과 주장으로 회장단의 회세 정상화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진다.
고광덕 회장은 “이번 문제로 회원들의 유대감을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회장을 겨냥한 지나친 감정 노출로 힘겨웠다”면서 “대단한 명예직도 아니고 자원봉사 형식으로 일하는 임원진에게 고맙다는 격려는 없고 인터넷을 통한 인신공격으로 사퇴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회장 불신임까지 거론한 회원들의 주장에 서운함을 표했다.
고 회장은 “얻은 것도 있으나 회원의 뜻을 하나로 모아 일을 추진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고 전하고 “일부 강경파의 주장대로 자기 목소리만 높인다면 의료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은 산부인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주 정기총회에서 회원들의 긴급발언으로 손보사 문제가 제기된 영상의학과 임원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양우진 회장은 “자보 미수금 문제가 이렇게 시급한 상황인지 몰랐다”면서 “안건에도 없던 부분이나 회원들의 요구가 거세 긴급안건으로 채택해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며 회원들의 심정을 간파하지 못한 부분에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한 개원의협의회의 경우, 학술대회 후 전문지에 보도된 내용을 지적하면서 회장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은 개원가의 어려운 현실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각과 개원의협의회 윤해영 회장은 “개원의협의회나 시도의사회 모두 회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먹고 살기도 힘든 현 상황이 임원진의 회무에 대한 불만으로 터져나고는 것 같다”며 개원의 회장단이 겪고 있는 고충을 토로했다.
과거 의협 내부게시판인 플라자를 통한 주장이 사업방향과 차기 회장 선출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제는 개원의협의회 진료과별 홈페이지가 회원들의 새로운 분출구로 등장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