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4분기 들어 요양병원들이 의사, 간호인력 등급을 대폭 상향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등급이 경영상 오히려 손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의사 1등급, 간호 1~2등급으로 높여간 요양병원이 두드러져 주목된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4분기 요양병원의 의사인력 1등급 기관은 전체 680개 중 206개로 30%를 차지했다. 이들 1등급 기관은 입원료 수가가 10% 가산된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의 의사인력 1등급은 지난 3/4분기 전체 요양기관 629개 가운데 140개(22%)이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높아졌다.
의사 2등급 기관도 3/4분기 362개(58%)에서 395개(58%)로 증가했다.
반면 입원료 수가가 15~40% 차감되는 3~5등급은 크게 줄었다.
의사 3등급 기관은 3/4분기 67개(11%)에서 36개(5%)로, 4등급은 16개(13%)에서 6개(1%)로, 5등급은 17개(3%)에서 3개(0.4%)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력을 신고하지 않은 요양기관은 34개였다.
간호인력도 1~2등급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간호인력 1등급은 전분기 57개(9%)에서 73개(11%)로, 2등급은 130개(21%)에서 174개(26%)로 늘어났다. 간호 1, 2등급은 입원료 수가가 각각 40%, 30% 가산된다.
이에 반해 3등급은 181개(29%)에서 173개(25%)로, 4등급은 92개(15%)에서 89개(13%)로, 5등급은 46개(7%)에서 45개(7%)로, 6등급은 78개(12%)에서 73개(11%)로 줄었으며, 7~9등급에도 이와 비슷한 추세였다.
현재 의사 1등급, 간호인력 1~2등급의 경우 수가가 가산되긴 하지만 인건비 증가액을 따라가지 못해 수익적 측면에서 보면 의사 2등급, 간호인력 3~4등급이 적절하다는 게 요양병원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다 최근 몇 년간 요양병원이 계속 급증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일당정액수가제가 시행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서 요양시설과도 환자 유치경쟁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요양병원들이 의사, 간호인력 등급을 상향조정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노인요양병원협회 관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 후 일부 요양병원 환자들이 요양시설로 이탈하자 운영병상을 줄여 의사, 간호인력 등급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가 요양병원의 7월치 진료분부터 입원급여 적정성평가를 시행함에 따라 인력부분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의사, 간호인력을 늘렸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요양병원 의료인력 구조가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보다 인력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노인요양병원협회 박인수 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인들을 포괄적으로 치료, 관리, 평가할 수 있는 노인의학 전문의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못 박았다.
박 회장은 “요양병원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약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조리사, 물리치료사 등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적정한 의료의 질을 확보한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을 평가해 수가를 차등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